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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토화'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12/25 15:59
크리스마스의 낭만이란 주로 연인들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혜택인 것 같고
그 달콤함을 즐기는 장소는 모텔 다음으로 식당이 아닐까?
그들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우린 주방안에서
날선 칼의 위태로움을 아슬아슬 피해가며 양파를 썰고 고기를 썰고
허브를 썬다.
손에 잔 상처들이 많아졌고 잔주름도 늘어났다.

오너가 된 입장에선 제 몸이 다소 부상을 입더라도 
밀려들어오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짓기 마련이지만
함께 일하는 경준이에겐 '이제 그만!'을 외치게 존재들일지도 모르겠다.
경준이 친구와 통화중에 주고받은 말 한 마디,

"요리사들에게 크리스마스? 그저 평일보다 좀 더 바쁜 날일 뿐이지"

평소 밤 9시면 빈 테이블이 절반이 넘었을텐데
어제는 11시가 넘어선 시각에도 손님들이 들어왔으니
크리스마스의 시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두 배가 더 많았던 하루는 주방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남겼는데
다시 공사판 시절로 돌아간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자정 무렵의 주방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돼 있었다.

도마위에 널부러진 칼 들,
그 옆에 뒤섞인 각종 채소들,
씽크대에서 세척을 기다려야 할 프라이팬이
냉장고, 작업대 밑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왔고
그 편에 접시와 굴껍질 등도 함께 딸려 나왔다.

뭐 부터 정리를 해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고
그때 딱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화장실 가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름 고심해서 내놓은 문어요리와 훈제 오리가슴살 요리는
연말까지 주욱 끌고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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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 | 2009/12/25 20:0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힘내세요 ^^
달고나 | 2009/12/27 13:57 | PERMALINK | EDIT/DEL
힘!^^ 사실 뭔가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힘이 들지만 재밌기도 하다는 것...포스팅에는 표현이 않됬나요?^^
돼지군 | 2009/12/26 04:5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고생이 많으시네요..^^; 저희도 오늘 오후에 좀 더 고생스러우시라고(?) 방문하려 합니다..ㅎㅎ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식사가 가능하길 빌며, 잠시 후에 뵙겠습니다~

p.s: 막상 가게 되도, '블로그에 댓글 단 사람인데요..' 라고 하지도 못 할거 같고, 한 다고 해도

기억 못 하실 거 같긴 하네요..^^;;;;
달고나 | 2009/12/27 13:59 | PERMALINK | EDIT/DEL
'블로그에 댓글 단 사람...' 얘기 용감히 하셨고 저도 기억했으니 어제의 만남은 성공적이었죠?^^
| 2009/12/26 14:5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며칠동안 안 보는 사이 몇가지 글이 올라왔네요!
이솔라 제주 모임에 갔다 그날 저녁 가족을 데리고 갔었던 백입니다.
연말에 다들 시골로 보내고 나니 저만 혼자 남았네요...
연말에 혼자 가서는 도움이 별로 안 될듯 싶어 주저하게 됩니다.

그냥 편안한 분위기가 좋더군요...
와인님 블로그를 보니 제 사진도 있고...
어쨌든 좋은 팀웍으로 오래오래 하십시요!

조만간 뵙겠습니다.
달고나 | 2009/12/27 14:01 | PERMALINK | EDIT/DEL
딱 식사하는 시간만 빼면 굉장히 한가하답니다. 혼자 오시는 분들을 위해 바 자리도 만든 것이니 주저 하지 마시고 오세요. 참 그리고 알려주신 에스타시옹은 sold out이라는 슬픈 소식이...조만간 뵈요.
chan | 2009/12/27 16: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사막에 깃대를 꽂고 계신걸 차마 보고만 있지는 못하겠고....그냥 매상을 올리는 것이 도움이 될지 아님 다른게 있을지요...그래도 형님 누님 부럽습니다. 하고 싶은 일 정말 제대로 하고 계신거 같아서요. 멀리서도 화이팅입니다!

*p.s : 24시간 항시대기! ^^/
달고나 | 2009/12/28 12:50 | PERMALINK | EDIT/DEL
사막 얘기는 뭔소리냐...여튼, 24시 항시 대기, 말만 들어도 든든하구나. 부모님께 새해 인사 부탁드린다.
luisenrique21 | 2009/12/28 09: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집이 바로 근처라서 (1분거리) 언제 한번 여자친구랑 가야지 가야지 마음은 먹고 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자친구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못 가봤네요.
31일 18시쯤 혹시 예약 가능한가요? 아님 그날 23시 정도라도...
가능하면 알려주세요 ^^
감사합니다.
달고나 | 2009/12/28 12:50 | PERMALINK | EDIT/DEL
324-2123으로 연락 한 번 주세요. 지금 현재는 가능합니다^^
오보에 | 2009/12/28 15: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홍대부근에서만 7년 이상, 상수동에서만도 한 4년을 지냈는데, 상수역 4번 출구 블럭이 의외로 상권형성이 안되는 곳이죠. 게다가 그 좁은 철물점 자리에 카페 같은 걸 뚝닥대길레, 이집은 또 얼마나 가려나 하고 생각했는데(홍대부근을 매일 돌아다니다보면 잘되는 집은 잘되는 대로 안되는 집은 안되는대로 1년 이상 버티는 곳이 그리 많진 않거든요), 의외로 식당이더군요. 요즘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앞을 지나며 유심히 봅니다. 이브 때 줄 선 것도 봤죠. 빠르고 훌륭하게 자리를 잡는구나..하고 감탄했습니다. 조만간 맛을 보러 들를 생각입니다. 힘내세요. 지나는 행인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달고나 | 2009/12/29 00:39 | PERMALINK | EDIT/DEL
사실 이런식으로 상수동 주민들과 교감하는 하는 재미가 정말이지 쏠쏠합니다^^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고 어서 오셔서 식사 한끼나 와인 한잔 하고 가세요. 위에 댓글 올리신 분처럼 '용기내서' 오보에님이라고 말씀해 주시구요.
luisenrique21 | 2009/12/28 16: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까 전화드렸습니다. 그럼 31일 18시에 찾아뵙겠습니다.
달고나 | 2009/12/28 17:55 | PERMALINK | EDIT/DEL
넵. 2009년의 마지막날 뵙겠군요.
rak | 2009/12/29 21: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예전부터 우연히검색하다가 들러 계속보고있었습니다.

저도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이탈리아요리라는분야에서일을하고 이제는 유학준비를하고있거든요

제가태어나자란곳도 합정동이라 가깝기도하고요^^

새해가 오면 꼭찾아갈려고요. 여러가지 궁금한점이 많거든요.

연말에바쁘실텐데 고생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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