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288)
이딸리아 Italia 300908~ (118)
몰타 Malta 250308~ (107)
도쿄+로마 Tokyo+Rome 170308~ (8)
한국 Korea 160409~ (53)
국방부가 빠뜨린 <삶이 보이..
진보생활문예 『삶이 보이는 창』
주부가 보는 쇠고기수입과 광우..
피앙새(fiancee)주부의 세상이야기
청와대에 보내는 긴급편지
피앙새(fiancee)주부의 세상이야기
돼지고기보다 싼 미국산 쇠고기..
피앙새(fiancee)주부의 세상이야기
79,101 Visitors up to today!
Today 14 hit, Yesterday 67 hit
daisy rss
tistory 티스토리 가입하기!
'찜질방'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12/17 01:47
안녕들 하신가?
참 오랫만에 글 쓴다.

휴..
10시가 넘어 가스불을 끄고 파스타 삶는 통을 내렸다.
토마토와 크림, 올리브 오일로 범벅이 된 7개의 팬도 싱크대 통에 던져졌다.
오전 10시에 출근,
새벽 1시는 돼야 대부분의 정리가 끝나는 일상.

오늘로 오픈한지 20여일 째로 접어들고 있다.
2주를 갓 넘긴 식당은 운 좋게도 안착하는 느낌이다.
음식에 대한 평도 좋고 서비스나 분위기에 대한 인상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어느새 애정을 갖고 찾아주는 단골도 생겼고
이런저런 루트로 정보를 듣고 먼길을 찾아와주는 손님도 있을 정도니
다행히 6개월 안에 망하는 80%의 가게 대열에 끼지는 않을 것 같다.

매주 3회에 걸쳐 요식업 중앙회인가 뭔가 하는 곳에서 진행되는 위생교육 현장에는
매번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데
이를 액면으로만 놓고 이야기하면
한 주에 900여 곳의 식당이 새롭게 문을 연다는 얘기가 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창업을 준비중인 이들 앞에서 연사로 나선 이른바 '위생교육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 중에 80%는 6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겁니다.
그리고 나머진 10%는 1년안에 문을 닫게 될꺼구요"

통계로 잡힌 수치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니 결코 헛말은 아닐테지만
망하는 대열에 내가 포함될꺼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고스톱 판에 끼어들면서 설마 내가 돈을 잃겠는가 하는 심정과도 같다.
아무픈 패는 쥐었고 1타 치고 까보니 피 두장 가져오는 기분에 가깝다고나 할까..

대신 몸은 망가져가고 있다.
무거운 팬을 흔드느라 팔뚝에 파스 3장을 붙였고
손가락은 오이 썰다 베어 밴드를 붙였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런식의 사고들이 더 자주 있을 테다.
요리사들이 앓는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가 호흡기 장애라는데
그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불 앞에서 기름이 타고 순간 증발되는 산소와 팬 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로
순간 기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식당에 와본 손님이라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의 하나가
주방 너머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일텐데
뜨겁게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차가운 조개나
해산물 따위로 던져 넣으며 순간 불길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플람베'라고 해서 화이트와인을 끼얹어 순간 열기를 식히면서
동시에 비린내 스민 가스를 태워버리는 과정에서도 불길이 치솟곤 한다.
먹을 것을 기다리는 손님 입장에서야

"음.. 내 음식이 맛나게 익어가고 있고나.."

하며 신기롭고 흐믓하게 바라보겠지만
그 앞에서 선 요리사는 잔뜩 인상구긴 얼굴로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한 번은 불길이 워낙 크게 번져서 당황한 적이 있는데
조개에 탄 맛이 베어버려 몽땅 버리고 다시 요리를 하기도 했다.
탄 맛이 적당히 베이면 불맛이라고 해서 입맛을 돋궈주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을음맛이 나서 입맛을 버리니 미련없이 음식을 버리고 새로 요리해야 한다.
함께 요리하는 최경준군이 오늘은 그만 라구소스를 홀라당 태워버리고 말았다.
솥 밑바닥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다른 요리에 열중하다가 그만 벌어진 일이다.
약 3킬로의 돼지고기와 같은 양의 토마토소스, 그리고 당근, 샐러리, 양파, 허브등이
들어간 아주 맛있고 고급스런 소스인데 전체에 살짝 탄 맛이 베이고 말았다.
탄 맛을 잡아주는 비책이 있다는데
한 번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어쩔수 없다. 버려야지.. 흑..

휴..
두서없는 글이라도 이렇게 올리면 좋은데
정말 몸이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안믿겠지만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찜질방에서 잠을 잤고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우리 각각의 집이 있는 의정부와 상일동은 출퇴근 하기엔 너무 멀다.
이젠 찜질방이 집같다.
어서가서 쉬고싶다.
 이불보따리도 들고 다니고 있고 뜨끈한 탕에 몸 좀 녹인 뒤
눈에 안대하고 귀마개 막고 누으면 주정뱅이의 고성방가에도 아랑곳않고 잘 잔다.
이런 우리를 위로하고픈 이들은 지갑에 현금 두둑히 채우고 식당에 밥먹으러 오시라.
아직 발길이 주저스러운 이들을 위해
조만간 먹음직스런 사진들을 올리도록 하겠다.

Trackback Address :: http://dalgona.tv/trackback/312 관련글 쓰기
indiz | 2009/12/17 10: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힘내세요! 조만간 맛있는 파스타+와인 먹으러 가겠습니다.
분명히 연기 마시지 않고 조리하는 방법을 이태리인들은 알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음...
달고나 | 2009/12/19 00:14 | PERMALINK | EDIT/DEL
이태리 주방의 짧은 경험으로는 강력한 후앙(!)을 썼다는 기억 밖에 없네요^^ 파스타 만이 아니라 해산물과 화이트 와인의 궁합도 한 번 도전해보세요. 후회 없으실 겁니다.
토끼같은 자식 | 2009/12/17 11: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의 글이네요. 그날 정말 분위기도 좋았고 같이 있던 사람들도 좋았어요. 멀리 케이코도 와주고..
파스타랑 와플 정말 정말 맛있었습니다. 요새 일이랑 여러 가지로 정신이 좀 없는데 정리되면 또 갈게요^^ 그럼 추운날 감기 조심하시고요.
달고나 | 2009/12/19 00:14 | PERMALINK | EDIT/DEL
오냐. 날 추운데 고생하고, 조만간 또 보자.
| 2009/12/17 18: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니오빠 힘내세요 !!!!!
달고나 | 2009/12/19 00:15 | PERMALINK | EDIT/DEL
힘!
투덜... | 2009/12/18 02:3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무쪼록 갈때마다 붐비고 잘 되고 있어서 보기 좋더라...
...
알다시피 자네들도 들었던 말이겠지만, 주위에 식당관련쪽 하시는 분들이 늘 하는 말이 있더라..
체력이 중요하다는거...
아무리 장사가 잘 되도 체력이 바닥나면 만사가 귀찮아서라도
문을 닫고 싶게 된다는 얘기지...
서서히 안착해가면서 체력안배와 서로 업무시간 안배 잘 해서 체력 바닥나는 일이
없도록 해줘~ 수시로 매출 올리러 갈테니까~ㅎ~
달고나 | 2009/12/19 00:17 | PERMALINK | EDIT/DEL
믿기지 않지만 점점 체력이 좋아지고 있다는...한 달도 않됐는데 벌써 적응이 된겐가? 어여 카드 가지고 오너라.
투덜... | 2009/12/22 01:12 | PERMALINK | EDIT/DEL
백수에게 너무 바라는거 아냐??ㅎㅎ~~
베라 | 2009/12/20 13: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이고야. 힘들겠네요. 살짝 옆에서 음식점 영업을 지켜봤던 입장에서 살짝 이해가 되키도 하고 ㅋ
매일 잠이라도 푹 주무셔야 할텐데요.
그나저나, 식당이 잘 되고 있다니, 정말 기뻐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