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에 해당되는 글 5건
2009/12/31 03:15
경준이가 머랭을 잔뜩 구웠다.
디저트로 내놓을 호두 타르트를 만들면서 쓸모 없어진 계란 흰자를
버리기는 아깝고,
설탕 부어넣어 믹서기(제빵용)에서 회오리를 일으키니
뭉실뭉실 부풀어 두 배 이상이 된 걸
짤주머니에 담아 장기알 크기로 일렬로 짜낸 뒤
오븐에 넣어 구웠다.
한 입 넣기 편하고
깨물면 바삭, 조금 지나면 뽑기 설탕 녹듯이 사르르 녹는다.
달기도 엄청 달고. (무척 달고나..)
통에 담아놓으니 양이 제법 많고
작은 크기다보니 오며가며 하나씩 집어먹기 딱 좋고
작다고 우습게 보면 살 불리는데도 딱이네.
한 두알 재미로 먹는 것이라 생각해서
계산 마치고 나서는 손님들에게 조금씩 들려보내고 있다.
가끔 이렇게 남는 재료로 요모조모 만들어 나눠먹으련다.
디저트로 내놓을 호두 타르트를 만들면서 쓸모 없어진 계란 흰자를
버리기는 아깝고,
설탕 부어넣어 믹서기(제빵용)에서 회오리를 일으키니
뭉실뭉실 부풀어 두 배 이상이 된 걸
짤주머니에 담아 장기알 크기로 일렬로 짜낸 뒤
오븐에 넣어 구웠다.
한 입 넣기 편하고
깨물면 바삭, 조금 지나면 뽑기 설탕 녹듯이 사르르 녹는다.
달기도 엄청 달고. (무척 달고나..)
통에 담아놓으니 양이 제법 많고
작은 크기다보니 오며가며 하나씩 집어먹기 딱 좋고
작다고 우습게 보면 살 불리는데도 딱이네.
한 두알 재미로 먹는 것이라 생각해서
계산 마치고 나서는 손님들에게 조금씩 들려보내고 있다.
가끔 이렇게 남는 재료로 요모조모 만들어 나눠먹으련다.
2009/12/25 15:59
크리스마스의 낭만이란 주로 연인들에게만 주어진 특별한 혜택인 것 같고
그 달콤함을 즐기는 장소는 모텔 다음으로 식당이 아닐까?
그들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우린 주방안에서
날선 칼의 위태로움을 아슬아슬 피해가며 양파를 썰고 고기를 썰고
허브를 썬다.
손에 잔 상처들이 많아졌고 잔주름도 늘어났다.
오너가 된 입장에선 제 몸이 다소 부상을 입더라도
밀려들어오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짓기 마련이지만
함께 일하는 경준이에겐 '이제 그만!'을 외치게 존재들일지도 모르겠다.
경준이 친구와 통화중에 주고받은 말 한 마디,
"요리사들에게 크리스마스? 그저 평일보다 좀 더 바쁜 날일 뿐이지"
평소 밤 9시면 빈 테이블이 절반이 넘었을텐데
어제는 11시가 넘어선 시각에도 손님들이 들어왔으니
크리스마스의 시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두 배가 더 많았던 하루는 주방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남겼는데
다시 공사판 시절로 돌아간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자정 무렵의 주방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돼 있었다.
도마위에 널부러진 칼 들,
그 옆에 뒤섞인 각종 채소들,
씽크대에서 세척을 기다려야 할 프라이팬이
냉장고, 작업대 밑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왔고
그 편에 접시와 굴껍질 등도 함께 딸려 나왔다.
뭐 부터 정리를 해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고
그때 딱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화장실 가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름 고심해서 내놓은 문어요리와 훈제 오리가슴살 요리는
연말까지 주욱 끌고가기로 했다.
그 달콤함을 즐기는 장소는 모텔 다음으로 식당이 아닐까?
그들의 낭만을 절정으로 이끌어주기 위해 우린 주방안에서
날선 칼의 위태로움을 아슬아슬 피해가며 양파를 썰고 고기를 썰고
허브를 썬다.
손에 잔 상처들이 많아졌고 잔주름도 늘어났다.
오너가 된 입장에선 제 몸이 다소 부상을 입더라도
밀려들어오는 손님들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짓기 마련이지만
함께 일하는 경준이에겐 '이제 그만!'을 외치게 존재들일지도 모르겠다.
경준이 친구와 통화중에 주고받은 말 한 마디,
"요리사들에게 크리스마스? 그저 평일보다 좀 더 바쁜 날일 뿐이지"
평소 밤 9시면 빈 테이블이 절반이 넘었을텐데
어제는 11시가 넘어선 시각에도 손님들이 들어왔으니
크리스마스의 시즌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평소보다 두 배가 더 많았던 하루는 주방에 그 흔적을 고스란히 남겼는데
다시 공사판 시절로 돌아간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자정 무렵의 주방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돼 있었다.
도마위에 널부러진 칼 들,
그 옆에 뒤섞인 각종 채소들,
씽크대에서 세척을 기다려야 할 프라이팬이
냉장고, 작업대 밑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왔고
그 편에 접시와 굴껍질 등도 함께 딸려 나왔다.
뭐 부터 정리를 해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고
그때 딱 한 가지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화장실 가는 걸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름 고심해서 내놓은 문어요리와 훈제 오리가슴살 요리는
연말까지 주욱 끌고가기로 했다.
2009/12/24 01:32
1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여행이었으니
초절정 문화생활을 즐긴 셈이다.
그래서일까?
식당문을 연 이후로 문화생활이란 없다.
하다못해 탱자탱자 TV를 보다 잠드는 초싸구려 문화생활조차 없다.
그저 일 끝나면 찜질방,
때론 집으로 직행해 쓰러져 자는 생활의 반복.
이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들인데..
초절정 문화생활을 즐긴 셈이다.
그래서일까?
식당문을 연 이후로 문화생활이란 없다.
하다못해 탱자탱자 TV를 보다 잠드는 초싸구려 문화생활조차 없다.
그저 일 끝나면 찜질방,
때론 집으로 직행해 쓰러져 자는 생활의 반복.
이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들인데..
2009/12/17 22:16
춥다.
눈이 온것도 아니건만 노량진 수산시장 앞 주차장 바닥은 폭설이 내린 마냥
두텁게 얼음이 쌓였다.
질척거리는 길 위로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냉동 탑차들만 즐비하다.
어찌나 추운지..
시장 안에도 손님보단 상인들의 수가 더 많다.
발을 종종 거리며 부지런히 장을 봤다.
바지락, 가리비, 오징어, 홍합,
그리고 눈독만 들이며 그 앞을 두 번 지나친 끝에
결국 문어를 샀다.
동해 피문어.
문어맛의 절정이라며 상인은 긴 말이 필요없단다.
그 문어를 못알아보는 손님은 취급도 안하겠다는 고집같은게 느껴졌으니
그냥 지나치면 내가 바보되는 것 같은 느낌.
안 살 수가 없다.
그 할머니 장사 잘 하시네..
완도산 문어는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동해 문어는 잘 없다.
파도가 높으면 배가 뜨질 않아 문어잡기가 힘들다는데
아무래도 동해가 좀 더 혹독하단다.
쏙가재는 아무리 뒤져도 보이질 않는다.
설사 있더라도 묵은 놈일 가능성이 크다.
어제 연어를 사와 내부적으로 메뉴 테스팅을 했다.
구워도 보고 무쳐도 봤는데..
오늘 결국 메뉴로 등장시킨 요리는 연어 타르타르.
볼로냐의 마르코 파디가가 한창 만들어 재미봤던 메뉴.
샐러드에 쓰는 비니그렛 소스에 몇 가지 비법(^^) 양념을 더 첨가해
채소를 얹어내는 요리.
전채로 즐기기에 좋고 한 접시 놓고 화이트 와인 천천히 홀짝이며 안주삼기도 좋다.

눈이 온것도 아니건만 노량진 수산시장 앞 주차장 바닥은 폭설이 내린 마냥
두텁게 얼음이 쌓였다.
질척거리는 길 위로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냉동 탑차들만 즐비하다.
어찌나 추운지..
시장 안에도 손님보단 상인들의 수가 더 많다.
발을 종종 거리며 부지런히 장을 봤다.
바지락, 가리비, 오징어, 홍합,
그리고 눈독만 들이며 그 앞을 두 번 지나친 끝에
결국 문어를 샀다.
동해 피문어.
문어맛의 절정이라며 상인은 긴 말이 필요없단다.
그 문어를 못알아보는 손님은 취급도 안하겠다는 고집같은게 느껴졌으니
그냥 지나치면 내가 바보되는 것 같은 느낌.
안 살 수가 없다.
그 할머니 장사 잘 하시네..
완도산 문어는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동해 문어는 잘 없다.
파도가 높으면 배가 뜨질 않아 문어잡기가 힘들다는데
아무래도 동해가 좀 더 혹독하단다.
쏙가재는 아무리 뒤져도 보이질 않는다.
설사 있더라도 묵은 놈일 가능성이 크다.
어제 연어를 사와 내부적으로 메뉴 테스팅을 했다.
구워도 보고 무쳐도 봤는데..
오늘 결국 메뉴로 등장시킨 요리는 연어 타르타르.
볼로냐의 마르코 파디가가 한창 만들어 재미봤던 메뉴.
샐러드에 쓰는 비니그렛 소스에 몇 가지 비법(^^) 양념을 더 첨가해
채소를 얹어내는 요리.
전채로 즐기기에 좋고 한 접시 놓고 화이트 와인 천천히 홀짝이며 안주삼기도 좋다.
맛나니 와서 드시라.
냠냠
냠냠
아, 하나 더.
결국 어제 태운 라구소스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몽땅 폐기처분.
2kg 분량 남은 돼지고기를 몽땅 넣고 오늘 보글보글 새로 끓였다.
오늘 밤 9시부터 다시 딸리아뗄레 알 라구 볼로네제가 부활했다.
결국 어제 태운 라구소스는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몽땅 폐기처분.
2kg 분량 남은 돼지고기를 몽땅 넣고 오늘 보글보글 새로 끓였다.
오늘 밤 9시부터 다시 딸리아뗄레 알 라구 볼로네제가 부활했다.
2009/12/17 01:47
안녕들 하신가?
참 오랫만에 글 쓴다.
휴..
10시가 넘어 가스불을 끄고 파스타 삶는 통을 내렸다.
토마토와 크림, 올리브 오일로 범벅이 된 7개의 팬도 싱크대 통에 던져졌다.
오전 10시에 출근,
새벽 1시는 돼야 대부분의 정리가 끝나는 일상.
오늘로 오픈한지 20여일 째로 접어들고 있다.
2주를 갓 넘긴 식당은 운 좋게도 안착하는 느낌이다.
음식에 대한 평도 좋고 서비스나 분위기에 대한 인상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어느새 애정을 갖고 찾아주는 단골도 생겼고
이런저런 루트로 정보를 듣고 먼길을 찾아와주는 손님도 있을 정도니
다행히 6개월 안에 망하는 80%의 가게 대열에 끼지는 않을 것 같다.
매주 3회에 걸쳐 요식업 중앙회인가 뭔가 하는 곳에서 진행되는 위생교육 현장에는
매번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데
이를 액면으로만 놓고 이야기하면
한 주에 900여 곳의 식당이 새롭게 문을 연다는 얘기가 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창업을 준비중인 이들 앞에서 연사로 나선 이른바 '위생교육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 중에 80%는 6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겁니다.
그리고 나머진 10%는 1년안에 문을 닫게 될꺼구요"
통계로 잡힌 수치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니 결코 헛말은 아닐테지만
망하는 대열에 내가 포함될꺼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고스톱 판에 끼어들면서 설마 내가 돈을 잃겠는가 하는 심정과도 같다.
아무픈 패는 쥐었고 1타 치고 까보니 피 두장 가져오는 기분에 가깝다고나 할까..
대신 몸은 망가져가고 있다.
무거운 팬을 흔드느라 팔뚝에 파스 3장을 붙였고
손가락은 오이 썰다 베어 밴드를 붙였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런식의 사고들이 더 자주 있을 테다.
요리사들이 앓는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가 호흡기 장애라는데
그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불 앞에서 기름이 타고 순간 증발되는 산소와 팬 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로
순간 기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식당에 와본 손님이라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의 하나가
주방 너머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일텐데
뜨겁게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차가운 조개나
해산물 따위로 던져 넣으며 순간 불길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플람베'라고 해서 화이트와인을 끼얹어 순간 열기를 식히면서
동시에 비린내 스민 가스를 태워버리는 과정에서도 불길이 치솟곤 한다.
먹을 것을 기다리는 손님 입장에서야
"음.. 내 음식이 맛나게 익어가고 있고나.."
하며 신기롭고 흐믓하게 바라보겠지만
그 앞에서 선 요리사는 잔뜩 인상구긴 얼굴로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한 번은 불길이 워낙 크게 번져서 당황한 적이 있는데
조개에 탄 맛이 베어버려 몽땅 버리고 다시 요리를 하기도 했다.
탄 맛이 적당히 베이면 불맛이라고 해서 입맛을 돋궈주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을음맛이 나서 입맛을 버리니 미련없이 음식을 버리고 새로 요리해야 한다.
함께 요리하는 최경준군이 오늘은 그만 라구소스를 홀라당 태워버리고 말았다.
솥 밑바닥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다른 요리에 열중하다가 그만 벌어진 일이다.
약 3킬로의 돼지고기와 같은 양의 토마토소스, 그리고 당근, 샐러리, 양파, 허브등이
들어간 아주 맛있고 고급스런 소스인데 전체에 살짝 탄 맛이 베이고 말았다.
탄 맛을 잡아주는 비책이 있다는데
한 번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어쩔수 없다. 버려야지.. 흑..
휴..
두서없는 글이라도 이렇게 올리면 좋은데
정말 몸이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안믿겠지만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찜질방에서 잠을 잤고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우리 각각의 집이 있는 의정부와 상일동은 출퇴근 하기엔 너무 멀다.
이젠 찜질방이 집같다.
어서가서 쉬고싶다.
이불보따리도 들고 다니고 있고 뜨끈한 탕에 몸 좀 녹인 뒤
눈에 안대하고 귀마개 막고 누으면 주정뱅이의 고성방가에도 아랑곳않고 잘 잔다.
이런 우리를 위로하고픈 이들은 지갑에 현금 두둑히 채우고 식당에 밥먹으러 오시라.
아직 발길이 주저스러운 이들을 위해
조만간 먹음직스런 사진들을 올리도록 하겠다.
참 오랫만에 글 쓴다.
휴..
10시가 넘어 가스불을 끄고 파스타 삶는 통을 내렸다.
토마토와 크림, 올리브 오일로 범벅이 된 7개의 팬도 싱크대 통에 던져졌다.
오전 10시에 출근,
새벽 1시는 돼야 대부분의 정리가 끝나는 일상.
오늘로 오픈한지 20여일 째로 접어들고 있다.
2주를 갓 넘긴 식당은 운 좋게도 안착하는 느낌이다.
음식에 대한 평도 좋고 서비스나 분위기에 대한 인상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어느새 애정을 갖고 찾아주는 단골도 생겼고
이런저런 루트로 정보를 듣고 먼길을 찾아와주는 손님도 있을 정도니
다행히 6개월 안에 망하는 80%의 가게 대열에 끼지는 않을 것 같다.
매주 3회에 걸쳐 요식업 중앙회인가 뭔가 하는 곳에서 진행되는 위생교육 현장에는
매번 3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데
이를 액면으로만 놓고 이야기하면
한 주에 900여 곳의 식당이 새롭게 문을 연다는 얘기가 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창업을 준비중인 이들 앞에서 연사로 나선 이른바 '위생교육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 중에 80%는 6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겁니다.
그리고 나머진 10%는 1년안에 문을 닫게 될꺼구요"
통계로 잡힌 수치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니 결코 헛말은 아닐테지만
망하는 대열에 내가 포함될꺼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고스톱 판에 끼어들면서 설마 내가 돈을 잃겠는가 하는 심정과도 같다.
아무픈 패는 쥐었고 1타 치고 까보니 피 두장 가져오는 기분에 가깝다고나 할까..
대신 몸은 망가져가고 있다.
무거운 팬을 흔드느라 팔뚝에 파스 3장을 붙였고
손가락은 오이 썰다 베어 밴드를 붙였다.
다행히 상처가 깊지는 않지만 앞으로 이런식의 사고들이 더 자주 있을 테다.
요리사들이 앓는 대표적인 질환의 하나가 호흡기 장애라는데
그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불 앞에서 기름이 타고 순간 증발되는 산소와 팬 위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로
순간 기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식당에 와본 손님이라면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의 하나가
주방 너머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일텐데
뜨겁게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차가운 조개나
해산물 따위로 던져 넣으며 순간 불길이 치솟는 경우가 많다.
'플람베'라고 해서 화이트와인을 끼얹어 순간 열기를 식히면서
동시에 비린내 스민 가스를 태워버리는 과정에서도 불길이 치솟곤 한다.
먹을 것을 기다리는 손님 입장에서야
"음.. 내 음식이 맛나게 익어가고 있고나.."
하며 신기롭고 흐믓하게 바라보겠지만
그 앞에서 선 요리사는 잔뜩 인상구긴 얼굴로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한다.
한 번은 불길이 워낙 크게 번져서 당황한 적이 있는데
조개에 탄 맛이 베어버려 몽땅 버리고 다시 요리를 하기도 했다.
탄 맛이 적당히 베이면 불맛이라고 해서 입맛을 돋궈주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그을음맛이 나서 입맛을 버리니 미련없이 음식을 버리고 새로 요리해야 한다.
함께 요리하는 최경준군이 오늘은 그만 라구소스를 홀라당 태워버리고 말았다.
솥 밑바닥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다른 요리에 열중하다가 그만 벌어진 일이다.
약 3킬로의 돼지고기와 같은 양의 토마토소스, 그리고 당근, 샐러리, 양파, 허브등이
들어간 아주 맛있고 고급스런 소스인데 전체에 살짝 탄 맛이 베이고 말았다.
탄 맛을 잡아주는 비책이 있다는데
한 번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어쩔수 없다. 버려야지.. 흑..
휴..
두서없는 글이라도 이렇게 올리면 좋은데
정말 몸이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안믿겠지만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찜질방에서 잠을 잤고 앞으로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우리 각각의 집이 있는 의정부와 상일동은 출퇴근 하기엔 너무 멀다.
이젠 찜질방이 집같다.
어서가서 쉬고싶다.
이불보따리도 들고 다니고 있고 뜨끈한 탕에 몸 좀 녹인 뒤
눈에 안대하고 귀마개 막고 누으면 주정뱅이의 고성방가에도 아랑곳않고 잘 잔다.
이런 우리를 위로하고픈 이들은 지갑에 현금 두둑히 채우고 식당에 밥먹으러 오시라.
아직 발길이 주저스러운 이들을 위해
조만간 먹음직스런 사진들을 올리도록 하겠다.


